산지골이야기산지골지기의 소소한 일상이야기

산딸기로 몸보신

Author
Jinkook Ryu
Date
2017-07-06 05:02
Views
3261
2007/6/12 (22:15) ....hit >>  10740
해가 쨍쨍 온 세상을 점령하다,
흰 구름과 먹구름이 하늘을 온통 뒤덮다 하지만,
비다운 비가 몇 주째 오지 않고 있습니다.

모내기를 못하는 논도 보이고,
모내기를 마쳤지만, 물이 부족해  논바닥이 보이고,
어떤 논은 조금씩 바닥이 갈라지고 있습니다.
그 위로 막 개구리로 환생한 세월들이 톡톡 뛰어다니며
특유의 꾸륵꾸륵, 개굴개굴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강의 수량도 쑥 줄어
예전 같으면 물속에 잠겨있어야 될 바위들이 고개를 빠꼼히 때론 쑥 내밀고
반은 회색빛 명상에 잠겨있습니다.
나머지 반은 물속에서 아직 물고기들과  노닐고 있고....
물살의 흐름이 약해 잔잔해 보이는 수면 위로
물고기들이 톡톡 튀어 오릅니다.
그러면 물방울로 화한 세월들도 허공으로 튀어 오릅니다.

요즘 산책길에서 만나는 자연들!
가뭄 속에서도 자연스럽습니다.  그 자연스러움을 한껏 느끼고 싶은데,
퇴근하고 오면,
눈꺼풀이 자꾸만 아래로 쳐집니다.  간신히 저녁을 차려 먹고 나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30분 정도!
구시락재까지만 갔다 오는 걸로 만족하지만,
짧은 산책을 즐기며,
여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공기 중에 떠도는 향기로, 숲에 걸쳐지는 녹음으로,
무엇보다 입맛으로 느낍니다.
빨갛다 못해 검붉게 무르익은 산딸기를 따서 입 속에 탁 털어 넣는 느낌과 맛!
그 맛에 하루 피곤이 좀 가신답니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몸보신하는 기분!
지난 주 언제쯤인가 그러다  종아리를 가시덤불에 긁혔답니다.
그래도 요즘 산책의 즐거움은 거기 있기에,
가시덤불이 있어도 기꺼이 발을 내딛습니다.
자연 속 세월이 만든 산딸기를 맛보기 위해.
토돌토돌한 산딸기를 살짝 오작오작 깨물며,
어느 책을 읽다 떠오른 다음 문구도 음미해 봅니다.

“~want to feel uncountable time.
Hopefully, Life could flow through that uncountable time. "

sb.jpg
icon.gif 이규태
[2007/6/13 (16:20)]
요새는 정말 빗줄기 만나기가 수월치가 않군요. 도시인도 그런진데 시골에서는 더하겠지요. 여름이 제일 싫은데 그래도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는 희망으로 여름을 넘겨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부탁드린 것이 어찌 됐는지 궁금하네요. 이메일로 보내놓았는데 답장 주세요 ^^^) del.gif
icon.gif 산지골
[2007/6/14 (22:0)]
다행히 조금이지만 비가 오고 있네요.
여름 즐거이 무사히(?) 잘 나기 바랍니다.
del.gif
icon.gif 이규태
[2007/6/14 (22:11)]
비가 조금 더 내렸으면 좋으련만. 아쉽군요. 그래도 오늘은 덥지않고 선선했어요. (선물 잘 받았어요.) del.gif
icon.gif Rena
[2016/6/27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