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골이야기산지골지기의 소소한 일상이야기

시월아침 단상

Author
Jinkook Ryu
Date
2017-07-06 05:28
Views
2890
2007/10/7 (15:23) ....hit >>  11391
여름도 가을도 아닌 계절입니다.
초가을은 계속된 비로 인해 실종!
들판엔 여름 녹음이 아직 짙푸르고.......
강가  갈대숲은 연이은 비로 쓰러지더니,
아직 올라오지를 못하고........
또 하늘은 잔득 찌푸리고 있으니......
흐린 날이 많아서일까요, 뭔가 마음속엔 그리운 것들이 맴돕니다.
눈부시게 푸른 하늘!
바람에 서걱대며 흔들리는 억새밭!
투명한 햇살에 은빛을 발산하며 흘러가는 강물!
그런 순수한 자연 속 깊이 울리는 어느 산사의 종소리!
그 아래 부처님처럼 환한 미소!

오늘은 마음으로만 그 풍경들을 그리며,
흐린 하늘을 서성대는 바람처럼
집 주변을 서성댑니다.

남편은 새로 지은 곶감 덕장 주변을 시멘트로 바릅니다. 습기 방지용으로!
남편은 요즘 새벽에 일어납니다.  곶감 깍을 시기가 다 되어가니
긴장이 되어서 인지, 오늘도 일찍 일어나 아침 단잠을 깨웁니다.
일어나보니 이 덕장 주변에서 시멘트 작업을 하고 있네요.
(제가 좀 투덜댔습니다.  시멘트를 마당에 덧 이겨 바른다고....
또, 할아버지들처럼 꼭두새벽에 일어난다고..... ㅋㅋ)
난 작년에 수확한 말린 빨간 고추 꼭지를 땄습니다. 고춧가루를 만들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화단에서 텃밭으로 변신한 작은 땅덩어리들을 둘러봅니다.
‘작은 텃밭 가꾸기‘ 제 1단계로 화단을 가득 메운 나팔꽃덩굴과
이런 저런 풀들을 제거했습니다.  모기의 무차별 공격을 받으며....
그야말로 손바닥만 한 텃밭이 되었답니다.
(시골살이 몇 년인데 아직 요만한 텃밭 가꾸기를 제대로 못해 작심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제 2단계는 요 작은 밭에 뭘 심을까 궁리하는 것!
그래도 명색이 화단이었으니,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깔끔하게 가꾸어야 하는데....
언제 봐도  깔끔한 마을 할머님들이 가꾸는 밭처럼은 못해도.....

“우선 배추모종을 심고, 쪽파를 심고, 올핸 마늘을 한 구석에 심고......
무엇보다 초겨울까지는 쌈으로 먹을 수 있는 유채꽃을 피우는 겨울초 씨앗을 뿌리고....
그리고, 윗밭의 부추를 옮겨다 심고......“

머리 속에선 이렇듯 밭 가꾸기 궁리를 하고,
마음 속에선 가을다운 가을이 언제나 오나 기다립니다.
가을 갈대와 억새밭이 언제 바람이 불어오나 기다리듯이.......

05fallriver.jpg

(조만간 강가가 이리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