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골이야기산지골지기의 소소한 일상이야기

곶감 먹으면 딸 낳는다

Author
Jinkook Ryu
Date
2017-07-06 06:29
Views
6241
2014/1/11 (14:19) ....hit >>  3076
늘 평소대로 저녁식탁을 차려놓고 남편과 큰아들을 저녁 먹자고 불렀습니다.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고 나서 차려진 식탁을 보니 물미역과 봄동무침이 한 접시씩 있네요.
내가  음식을 해서 차려놓고도 그 찬들이 우리집 남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찬이란 걸 앉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남편은 나이가 들어가니 건강을 생각해서 야채를 의식적으로 먹습니다.
근데 태생적으로 야채보다는 육류를 좋아한다는 걸 20여년 같이 살아왔으니 잘 압니다.
문제는 아이들.  식물성 찬에는 젓가락이 별로 가지를 않죠.

오늘도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야채 위주의 식사 습관이 딸을 낳는 비결이란 얘기를 얼핏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느닷없이 아들에게 얘기했습니다.

“장가가서 딸을 낳으려면 야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 좋데.  가만 보면 아빠랑 아빠 집안은 육류를 좋아한다.
그래서 딸이 귀하잖아.  우리 집도 아들만 있고. ”

이에 울 아들 김빠지는 소리를 합니다.

“아니!  왜 딸을 꼭 낳아야 되는 건데..... ”

나는 좀 아들이 야속했습니다.  평소에 엄마가 늘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너네가 엄마 아빠한테 사근거리고 애교도 부리는 딸이었음 어땠을까?’하면서 은근히 딸 예찬론을 늘어놓았었는데,
그걸 귓등으로라도 듣지 않았다 걸 증명하는 대꾸였거든요.  그래서 김이 빠졌죠.
그렇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안되겠다’싶어 다시 강조했습니다.

“엄마는 딸은 없지만 손녀는 꼭 있어야겠다.  너도 이제부터 TV 드라마 좀 봐라!
거기 보면 엄마 마음을 알게 될 걸!  엄마 마음 알아주는 자식은 딸이더라.
그리고 요즘은 딸들이 똑똑하고 속 안 썩혀!  그런 걸 떠나 우리집엔 딸이 없으니 너 장가가면 당연히 딸을 낳아야지!
너도 딸이 좋을 걸.  그러니 여기 야채들 많이 먹고, 딸 낳으려면 야채위주의 식사를 해야 돼!”

“말도 아냐!  야채 많이 먹는다고 딸 낳는 다는 게 말이 돼?”

“아냐!  학교에 한 샘은 딸낳기 프로젝트로 야채위주와 딸을 낳는다는 음식을 찾아서 해먹었는데 이번에 진짜 딸 낳았어.
생각해보면 전혀 터무니 없는 말은 아닌 거 같아.  야채를 먹으면 몸이 알카리성으로 되고 뭐 그게 딸 유전자를 끌어당기는 거 일수 있지.
넌 장가가면 반드시 딸 낳아야 돼!  딸은 없어도 손녀 딸 만큼은 꼭 있어야 돼!”

내가 이 말을 하자마자, 울 남편 왈, “야! 곶감 먹으면 딸 낳는다는 소문나면 곶감 엄청 잘 팔리겠다. ㅋ”

울 남편과 나는 한 식탁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동상이몽을 하고 있었습니다.
울 아들 남편말에 키득키득 웃고,  나는 내 진심이 농담이 되어버린 게 조금은 야속했습니다.

“그래!  그런 소문나면 진짜 잘 팔리겠다.  하긴 곶감도 식물성에 속하네.
어째거나 아들은 지금부터라도 야채 많이 먹고 곶감도 많이 먹어!  꼭 딸 낳는 프로젝트 시작해.”

내 억지에 울 아들,  ‘쯔쯧......쯔쯧... 안 보던 TV드라마 보더니.,,,,’

prettygokarm.jpg
(예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