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골이야기산지골지기의 소소한 일상이야기

봄날 마당정리

Author
Jinkook Ryu
Date
2017-07-06 06:30
Views
5903
2014/3/22 (14:33) ....hit >>  2263
오늘은 아침에 눈을 뜨기 전부터 화사한 햇살이 느껴졌습니다.
토요일 아침 직장인의 특권인 늦잠을 깨고 나서도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있는데
감은 눈에도 그 환한 얼굴이 살포시 느껴집니다.
봄 햇살이 방안을 완전 점령하고 나서야
부스스 일어나 앉았습니다.
커다란 창문이 두 짝이나 있는 방에
이미 퍼질 대로 퍼진 해가 부끄러워지면
정말 봄입니다.

어제 잠자기 전 눈을 감고 이 햇살을 그려봤었지요.
그러다 이내 마음이 가 닿은 곳은 우리 집 마당.
겨우내 차가운 해와 바람을 맞고 차가왔던 마당.
지난 늦가을 떨어진 낙엽들이 예서제서 웅성이던 곳이
이제 가득해질 겁니다.  무한한 햇살로 가득 가득!
그 가득함을 조금 나누어 가질 겸
마당정리를 해야지 마음을 먹었습니다.

구석에서 지난 여름 가을을 그리워하다
퍼렇게 변해버린 낙엽들을 긁어모으고
삭풍에 부러진 잔 나뭇가지들을 줍고
아직 봄인데도 어쭙잖게 웃자라버린 풀들을 긁어냅니다.
그러다 작은 풀꽃들을 만나지요.
뜻밖의 해후!
이 풀꽃들은 적은 햇살만 있어도 바지런해집니다.
누구와는 확연히 다르지요.ㅎㅎ
꽃가게 화분 속 큼지막하게 핀 팬지를 보는 것과
다른 만남입니다.
그래 꽃핀 풀들은 그냥 놔둡니다.
메마른 낙엽 위에서 꼬물거리는 작은 풍뎅이도
햇살을 즐기고 있습니다.
현대적 감각의 무늬를 한 흑백 풍뎅이입니다.
찰칵찰칵! 사진의 피사체가 될 만합니다.
또 마음의 피사체로 남습니다.
커다란 화분들 위치도 바꾸어줍니다.
마당 본연의 모습을 찾으라고!
마당하면 그래도 넓은 자락으로 있어야 할 터!
그 넓음을 화분이 툭툭 방해합니다.
자!  자! 비키세요.

이리 돌다 작은 텃밭에 오니
냉이가 ‘날 캐세요.‘ 유혹합니다.
유혹하는데 안 넘어갈 수 있나!
구석에 민들레가 무성히 영역을 넓혀 갑니다.
이러면 안되지! 호미로 파서 힘껏 잡아 빼다
내가 뒤로 나자빠졌습니다.  뿌리가 부러졌는데
커다란 인삼뿌리네요.
내친 김에 고랑을 매다 쑥이 보송보송!
풋풋한 쑥도 캤습니다.
이 쯤 되면 당연 달래도 생각납니다.
화단에서 화초들 몰래
뿌리로 씨앗으로 생존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있던
달래도 캤습니다.

이 때 쯤
등짝이 따습다 못해 달구어집니다.
그래 허리를 쭉 펴서 하늘을 봤는데....
해가 이 세상 봄날 절정을 이룬 하늘을 봤는데.....

spring&sky.jpg

봄하늘이었습니다.
마음은  정리한 마당만큼 넓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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