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골이야기산지골지기의 소소한 일상이야기

붓꽃

Author
Jinkook Ryu
Date
2017-07-06 06:32
Views
6455
2014/5/11 (14:30) ....hit >>  2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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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을 알리는 신호탄인 붓꽃이 하나둘 피고지고 합니다.
이 붓꽃은 한순간 모두 만개해서 사람들을 ‘와~~와~~’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한 송이 피어서 ‘음~ 피었구나. 근사해!’하며 마치 독대를 벌이듯 핍니다.
그러다 지고 또 다른 송이들이 피고, 어쩌다 한꺼번에 만개한 듯 보여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미 져버린 꽃들이 핀 꽃들만큼 많습니다.

한순간 확 피었다가 한순간 훅 져버리는 철쭉이 가고나면 이젠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고 나면, 이제 우리 집 마당엔 여름 꽃들이 피고지기를 반복합니다.
장미. 으아리. 꽃양귀비. 작약. 한련화. 디키탈리스. 해바라기......  이런저런 꽃들이 많아 다 열거하기 어렵습니다.
집을 막 지었을 때, 화단에 심을 꽃이 없어 이웃에게서 얻어온 서광화를 잔득 심었던 일이 기억 저편에 있습니다.
다양한 꽃들이 자리 잡기까지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2002년에서 2014년!  계절의 순환이 10여 번.
계절이 돌고 돌 동안 우리 집 주변의 자연은 태고적 흐름에 따라, 생명활동을 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럼 인간인 우리 가족은?  우리 부부에겐 ‘시골에서 한번 살아봄’이란 어감을 주는 ‘시골살이’가 이젠 ‘세상살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태고적 흐름에 따른 것만은 아니죠.  지난 10여년 세상은 디지틀 메커니즘 속으로 깊이 들어갔고
시골에서도 세상살이의 일부로 그 디지틀을 받아들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외진 곳이지만 세상과 소통을 신속히 할 수 있고 경제활동의 일부로 이용하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이젠 성인이 된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보다 재빨리 디지틀 세상으로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태고적 흐름인 아날로그적 방식보다는 디지틀 방식를 선호합니다.
아날로그적인 물리적 현상들은 아이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입니다.
물리적 세상에 없는, 상상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에 열광하죠.
상상 속에서 이 디지틀로 못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아바타’, ‘어벤져스’ 등등 아이들은 이런 류의 영화를 고르고,
우리부부는 로맨틱 코미디 쪽을 고르고....  가끔, 이런 디지틀이 가미된 스토리가 신선함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세상살이의 근본은 결국 태고적 흐름인 생명활동으로 이어지겠죠.
꽃들이, 나무들이 땅에 뿌리를 박고 존재감을 단단히 해나가는 활동으로.  그러다 위기에 처하기도 합니다.
마당에 잔디와 잡초의 전쟁.  요즘은 차 한 잔 하며 마당을 서성이다 습관처럼 잡풀을 뽑게 됩니다.
땅을 들여다볼수록 그 심각성이 느껴집니다.
잔디의 생명활동을 획기적으로 지지해 줄 방식은?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감나무 밭과 블루베리 밭에 잡풀을 잡으려고 오래 동안 작업해서 깔아 논 멀칭테핑이 위기에 처함.
바람에 일어나 확 뒤집히면 도루아미타불!  남편은 급하게 밭으로.
잔디를 서서히 점령해 들어가는 가늘디가는 잡풀을 찾아 빼내며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이렇게 힘들게 잡풀과 멀칭테핑과 씨름하지 말고 디지틀 방식으로 순식간에 말끔히 해결?
영화 속 장면이 되어서.  어떻게는 모르겠고....   아~~~.

오래되고 치열한 생명활동이 가장 왕성한 여름의 시작,
이곳에서 우린 10여 년간 간신히 익숙해진 여름을 다시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간과 달리, 저 붓꽃은 참으로 찬란한 모습으로 여름을 맞이하고 있네요.
우리가 저 붓꽃을 어찌 닮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바라만 보고 감탄하고 조금은 시기도 하고,
저 보랏빛 같은 허영을 상상력으로 잠깐 꿈꿔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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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또는 아이리스
icon.gif 김회권
[2014/5/12 (8:43)]
나의 칭그 진국, 삶의 모습에 영감을 잘 받았고
향후 내여생 진로에 초석이 되었꾸먼

글코,  곶감 넘 맛조아  내도 모르게 저녁간식으로 10개나
주워머거 결국에는 까스명수로 해결

솔잎 액기스  굿,  취나물 당일 바리 무쳐 먹어쓰
거기다 블루베리 한그루  외롭게 내 텃밭에 고이 모셔났다
그늠이 상추랑, 오이, 토마도를 지켜주는 장승이 될거야

늦게라도 진국 근황을 알게되어 무척 반가웠다

맑은 용안에서 만물의 진리가 새어나오데 ㅎㅎ

담에 마누님 모시고 함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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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gif 산지골
[2014/5/12 (13:53)]
그래 수십년만에 만난 친구 정말 방가웠네.
이제 자주만나 같이 산에도 오르고 사는 이야기도
나눠보자고...
항상 건강하고 가족과 함께 늘 행복하길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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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gif 김회권
[2014/5/14 (14:7)]
마누님 왈, 바리 적금 깨고  밭테기 사려 가자고 하네
150평정도,  단,  명의는 마누라 명의로  쬐끔 찝찝해도
설마 내보다 오래 살껏제
부산주변, 기장 양산에는  평당 10-20짜리 밭업따
천상 노후에 함양에서 노아야 될것 같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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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gif 산지골
[2014/5/14 (21:24)]
하하 좋은거 있으면 사놓고 나무 심어놓으면 후제 좋지.
세월은 돈주고 몬사는 거니까...